<전시 영상과 모습>
-Director 김병재-
2023 도시예술 프로젝트는 아바이 마을의 실향민 마을 이면에 가려져 있던 속 깊은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밤의 둥지_물 돛
-Artist 구지은-
본 작업은 뚜렷하지 않지만, 파편화된 개인의 기억들이 모여 공동의 기억으로 새롭게 지각되는 아바이마을의 장소적 환경을 담고 있다. 가장 강한 기억으로 상기되는 육체적 노동에 관한 집단기억들은 촘촘한 연결망의 기능으로써 아바이 마을의 특수한 공동체성을 드러낸다. 마을의 주체였던 아바이와 아마이들의 가정과 삶, 생계노동과 주변 환경들 속에서 미처 언어화되기 어려웠던 지점들을 상기시키며 ‘공동의 장소성’을 형상화한다.
아바이마을을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공동노동들은 가정과 일터의 경계없이 안팎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오징어 채낚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가장의 역할을 한 아바이와 가정을 돌보며 오징어 할복과 손질로 경제력에 일조했던 아마이들에게 있어서 노동은 가정의 생계와 자식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체성을 드러 낸다. 한 마을이 공동으로 살아가는 생업의 기반이자 삶의 방식으로 존재 했던 주체들의 삶과 노동, 세대교체와 환경변화, 마을과 이웃에 대한 기억 의 집결을 통해 새롭게 인식되는 아바이마을을 드러내고자한다

울타리, 고무 다라이, 누름돌
-Artist 김들림-
아바이 마을을 산책 하다가 집집마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거의 모든 집에 고무 다라이, 누름돌, 울타리가 있었다. 이 마을은 주민들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해서 어업과 관련된 도구가 많을 거라고 생각 했지만, 의외로 생활과 밀접한 도구들만이 곳곳에 있었다.
이발소에, 정육점에, 주택에, 식당에, 마을 회관에...
울타리, 고무 다라이, 누름돌.
지키고, 담고, 버티고.
사물이 나타내는 움직임이 상상되었다. 그 행동적인 면이 아바이, 아마이들의 삶의 태도였을까? 울타리를 쳐서 지켜내고, 흙과 물을 담아내고, 누름돌로 꽉 눌러 버텨냈던.
가깝지만 낯선 땅에서 새로이 삶을 시작해 대대로 세대를 거듭한 그 나날들을 고스란히 겪어낸 세월의 사물들이 정겹다.
이번 작업은 사물이 담고 있는 세월의 흔적과 이야기처럼 그것이 나타내는 삶의 단면을 풀어냈다. 일구고, 지키고, 버티고, 담아낸 그 삶의 이야기를 말이다.

그물 이야기
-Artist 김소정x엄경환-
우리는 시간의 흐름 위에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오래도록 그 자리에 남아있는 소나무의 껍질, 바닷가의 바위 등을 탁본으로 한지 위에 새기고, 그 위에 현재를 사는 우리의 감상을 색을 통해 덧입혀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작업에서는 아바이 마을의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세월, 그곳의 사람 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바닷마을에서 생업에 사용하는 그물을 탁본하는 작업을 통해 이곳에 담긴 시간과 그 시간 속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물을 한지에 탁본하지 않고 비단에 탁본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이곳 강원도 고성에 내려와 살기로 결심했을 때, 이곳이 고향인 시부모 님께서는 젊은 사람들이 여기서 할 일은 없다며 걱정하고 반대하셨다. 남편이 시아버님의 직업인 어업에 관심 있어 할 때면 절대 너는 서울에서 무어라도 다른 일을 해야 한다고 말리셨다. 의사가 직업인 사람은 자식도 자신처럼 의사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곳 어부들은 자식이 자신처럼 바다에서 일을 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얼기설기 엮인 그물을 조금 더 촘촘히 엮어보면 비단이 되는 것이 아닐까 했다. 우리는 바다에서 한평생 일하며 삶을 일구시고 자식을 키워내신 그분들의 삶의 형태를 이번 작업을 통해 존중하고자 한다.

개척자의 땅
-Artist 김진아-
본인이 흥미를 가지고 연구중인 주제는 ‘발전에 관한 관성적 의무감에서 느껴지는무기력’과 ‘그에 대응하는 적정기술’로, 이번 아바이 마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밭: 개척자의 땅>에서는 관객이 밭을 일구고 간이식 비닐집을 지으며 전시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그것이 모이고, 다시 나누어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작품을 통해 개인에서 나아가 공동체가 되고 다시 그것을 느끼는 개별적 감각에 관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마을 구석의 표지판에는 ‘전쟁으로 인해 북한에서 무작정 남한으로 내려온 실향민들이 금방 돌아갈거라 생각하며 재료를 주워 모래밭에 간이 집을 지었다’고 적혀있었다. ‘모래밭 위 간이 집’은 왜 실향민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남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도 역사에 관한 공감을 일으킬까? 라는 질문에서 작업을 구체화해나가기시작했다.
나는 살아오며 느낀 다양한 ‘세대 갈등’을 공동체의 개념에 관한 상반된 인식과, 그로 인한 충돌을 회피하며 생겨난 단절로 이해하였는데, 아바이에서도 마찬가지로여러 가지 주제에 관한 세대 갈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갈등과 단절을 경험할때마다 ‘먹고사는 건 누구나 각박한데, 그러한 감정과 일반적인 일상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지대는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해왔고, 아바이마을의 활복장에서 그에 관한 작품을 구상해보았다.
아주 이전에 이곳에 도착했던 아바이들도 사실은 내내 실향의 슬픔과 함께 살았다기보다, 오히려 일상의 유지를 위한 비자발적 개척자로서, ‘막막한 희망’으로 모래밭에 당도했다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바이마을 오징어 명상스튜디오
-Artist 박정섭-
아바이 마을 아이들과 아마이들의 목소리로 만든 명상 음악, 그리고 그들이 그린 그림책, 그림이 인테리어 된 명상 스튜디오는 관람하시는 분들의 지쳐있는 감성을 공간과 소리로 어루만져 줄 겁니다.

오즉(烏鯽)의 바람소리
-Artist 송주형-
『장자(莊子)』「소요유(逍遙遊)」편에는 ‘아주 먼 옛날 북쪽 바다에 크기가 수 천리나 되는 곤(鯤)이라는 물고기가 살고 있었는데, 이것이 푸드덕 뛰어올라 붕(鵬)새가 되었고, 그 날개가 하늘을 가득 덮은 채 바다 기운을 타고 남쪽 바다로 날아갔다가 다시 하늘로 치솟아, 한번 날갯짓에 9만리를 날고 6개월에 한 번씩 쉰다.’(莊子(內篇) 第篇 逍遙遊)는 이야기가 있다.
북쪽 바다의 곤은 붕새가 되어 남쪽으로 날아가다 아름다운 바다 마을에 잠시 내려온다. 붕새는 그곳에서 환란을 피해 모여 있는 인간 무리를 발견 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이념과 체제, 계속되는 싸움과 고된 생활에 지쳐있었지만, 대립과 분별에서 벗어나 맑은 마음으로 서로 도우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시시분별하며 통념으로 굳은 마음을 버리고 초월하여 큰 조화를 이루는 ‘오상아(吾喪我)'(莊子(內篇) 第篇 齊物論)의 마음가짐임을 알아본 붕새는 크게 기뻐하며 이 마을에 오즉어(烏鯽魚)의 형상으로 현신한다. 붕새에서 아바이 마을의 성주(城主)가 된 오즉어는 '하늘과 땅의 퉁소소리'(莊子(內篇) 第篇 齊物論)를 바람에 싣고 여러 갈래로 펼쳐진 몸채를 이용해 이 마을에 울려 퍼트렸다. 아바이 마을에는 사랑과 조화, 풍요와 정신적 자유로움이 깃든다.
한 시대가 흘러가고 아바이 마을 역시 새로운 시간의 흐름 위에 서있다. 오상아의 마음으로 아바이 마을에서 만물의 조화를 관장하던 오즉어는 다시 붕새가 되어 남쪽 바다로 긴 날갯짓을 준비한다. 변화의 가운데 서있는 아바이 마을과 오즉어에게 축원과 헌사를 바치는 의례가 펼쳐 진다

아마이 광장
-Artist 정보아-
밤낮도 없이 수도 없이 많은 오징어 배를 가르며 검은 먹물을 뒤집어쓰고 너나없이 웃고 울고 떠들었던 이 곳. 자기 삶을 일구기 위해 모여 들었던 사람들이 언제부턴가 서로의 삶을 나누고 연결했던 청호동 아바이마을 오징어할복장, 사람이 모인다는 것, ‘여성‘이 모여 ‘여성이 할 만한’ 일을 하는 것, 수많은 작은생을 거두고 나의 생과 가족의 생을 일구는 것,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것이 낡아 버리는 것.
전쟁과 분단이라는 역사 속에 마을은 태어났고 마을 곁에 있는 바다와 함께 성장했다. 마을의 번영은 바다의 풍요와 맞물려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던 시간들을 넘어왔다. 어느 순간, 어쩌면 천천히 사람들의 풍성한 연결이, 바다가 주던 풍요로움이 단절되었다.
삶이 있는 자리에 자연과 사람은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비슷한 모양의 패턴을 가진다. 패턴은 돌고 돌아 기시감을 주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 가며 어떤 진화를 이루어간다. 여기 다음 리핏을 기다리는 패턴이 있다. 우리는 다음번 패턴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단지 어렴풋이 어떤 비슷한 반복의 특징을 기대할 뿐이다. 반복이 완전히 같지 않음에도 그 변화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이곳을 지켜낸 아마이들의 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시작과 끝이 없는
-Artist 조경재-
본 작품은 원천이 되는 물의 소재로 구상되었다. 아바이마을을 만들었던 삶의 형태 속에 물은 언제다 존재했듯이 본 전시장(오징어 할복장) 속에서도 물을 흐르게 만든다. 끝없이 흐르는 물은 고정된 시간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나가간다.
이 물의 흐름은 아바이마을의 골목길의 형태와 담벼락의 모습을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의 눈높이로 만들어진 담벼락과 길의 폭들은 그들의 삶의 형태를 알 수 있다. 그들은 서로서로 연결되어있다. 때로는 길이 없어지지만 돌아가면 다시 길은 연결된다.
물은 그들과의 연결고리이며 핏줄이며 시간이다.

시작과 끝이 없는
-Artist 조경-
인류 역사에 전쟁이 없던 시간은 사학자 윌 듀런트 <역사의 교훈>에서 역사에 기록된 3,421년 동안 전쟁 없었던 해는 268년, 7.8%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
앨빈 토플러 또한 1945~1990년까지 2,340주 동안 지구에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단 3주뿐이라 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달력으로 볼 때, 우주의 1초는 지구의 475년이다. 그렇게 보면, 짧은 시간 동안 줄곧 폭력과 동행한다.
어려운 시기는 다 같이 어려워서, 이제는 세월이 지나 노인이 된 피난 1.5세대, 그들의 이야기에는 대부분 사람들의 관심 밖 이야기이다.
뛰어난 자연 경관과 세련된 고층 건물, 새로운 속초, 아바이 마을은 시작되었다. 과거 살기 위해 마주하였을 속초, 불행은 속초라는 희망의 빛을 주었듯이 새로운 희망을 주고 있을까?
속초와 아바이 마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선박에서 눈에 띄는 것은 팽창식 구명뗏목이다.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팽창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생존, 희망의 도구이다.
이번 구명뗏목을 이용한 키네틱 설치 작품을 통해, 나는 혹은 우리는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구명정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한다.







































